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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9 #57 파업100일 글쓰기 2019. 12. 10. 04:57
#57 파업 파업파업파업 자기 전에 트위터에서 파리에 파업이 발생했다는 글을 봤다. 헐, 지하철 못 쓰는 건가? 이래저래 피곤하겠네, 이런 막연한 생각을 하다가 잤는데 그게 나한테 이렇게 큰 불편을 초래할지는 몰랐지. 평소대로 시간에 맞춰서 체크아웃을 했고, 기차역에 도착했다. 어제처럼 기차역은 한산했다. 티켓을 받고, 플랫폼 안으로 들어서다가 직원에게 이 기차를 타려면 어느 플랫폼에 서있어야 하는지 물었다. 그 직원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는데, 그 옆에서 멀뚱히 보던 다른 직원 하나가 내 표를 가져가서 목적지를 발음해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스트라이크, Strike. 파업 때문에 기차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에에엥? 헐레벌떡 인포메이션 센터에 달려가 티켓을 보여주었더니 똑같은 대답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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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8 #56 공허하지만 안정감 있는100일 글쓰기 2019. 12. 9. 05:13
#56 공허하지만 안정감 있는 어제 그다지 좋은 밤을 보내지 못했다고 고백해야겠다. 인터넷 방랑 증상(아무런 목적 없이 각종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허무하게 시간을 보내버리는 것)이 재발했고 오늘 관광지를 어디 어디 들릴지도 결정을 못한 채 잠이 들고 말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잠도 설쳤다. 원래 계획은 피카소 미술관이 있는 앙티브와 모나코를 둘 다 들르는 것이었다. 당차게 니스 기차역으로 향해 앙티브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기차표를 사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일단 티켓을 사는 기계를 조작하는 것 자체도 까다로웠고, 겨우 조작방법을 깨닫자 카드 결제가 안됐고(한 다섯 번은 가지고 있는 카드를 모두 이용해 시도해봤다), 주변 편의점에서 동전을 겨우 받아와서 해냈다. 근데 기차표를 사고 플랫폼으로 들어가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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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7 #55 바다가 보이는 마을100일 글쓰기 2019. 12. 8. 04:35
#55 바다가 보이는 마을 https://youtu.be/KzHOPckFmwc 니스 나는 왜 니스에 오기로 결정한 걸까? 결코 후회 조의 말투가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적어본 것이다. 언니에게서 파리는 춥지 않냐는 연락이 왔고, 나는 파리가 아니라 니스에 있다고 답장했다. 니스는 참고로 따뜻하다. 니스? 거기가 어디야? 휴양지로, 바다로, 예쁜 도시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의 한 지역이라고 대답하려다가 새삼스럽게 니스는 그렇게 유명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니스라는 도시를 어떻게 알게 된 거지? 왜 이곳을 오기로 한 거지? 신기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바르셀로나보다 살짝 북쪽에 있는 이 도시는 따뜻하다. 바닷바람이 직통으로 불어오고, 12월이 다 되었음에도. 햇빛이 쨍쨍하고 사람들은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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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eakfast club (1985)영상물 관리소 2019. 12. 8. 03:36
https://youtu.be/8kmE_vZgU08 학교에서 아이들은 명백히 그룹으로 나뉘어있다.그리고 그 그룹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그룹 안에서 소통하며 다른 그룹에 있는 자들을 정해진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강요받는다. 그런데 그들의 그룹은 과연 그들이 원해서 나뉜 걸까? 자신의 한정된 정의로 괴로워하면, 그들의 괴로움은 스스로의 탓인 걸까? 아니다. 아이들은 그들의 괴로움의 근원지가 어른들이라는 것까지는 인식한다. 영화 내에서는 그 인식이 다섯 명을 묶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그들이 경멸하는 어른으로 자라나지 않기 위해 바뀌어야 한다. breakfast club의 다섯 명의 아이들은 평소에 말을 섞을 일이 없다. 그 때문에 브라이언은 자조하며 말을 뱉기도 한다. 나는 너네들을 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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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6 #54 터미널100일 글쓰기 2019. 12. 7. 05:19
#54 터미널 https://youtu.be/dRXqU2skiUw 오늘은 바르셀로나에서 니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의 실제 출발 시간은 네시 즈음이었는데, 할 것도 없겠다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호스텔을 나오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표를 받고, 짐을 부치고, 시간은 정말 여유롭게 남은 상태였다. 터미널에서 실컷 빈둥댈 수 있었다는 소리다. 버거킹에서 햄버거 세트를 거하게 시켜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스타벅스에서 브라우니와 토피넛라떼를 사서 죽치고 앉아있었다. 밀린 100일 글쓰기도 했고, 개인적인 글도 썼고, 넷플릭스도 봤다. 얼마 전에 영화 을 봤다. 이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여중생 A에서 장미래가 좋아하는 영화로 언급을 했기 때문이었는데, 따라서 굉장히 습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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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5 #53 적당히 축축했지만 저에게는 폭우였다고요100일 글쓰기 2019. 12. 6. 22:11
#53 적당히 축축했지만 저에게는 폭우였다고요 날씨 어제에 비해서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유럽의 비 오는 날,이 적당한 표현 되시겠다. 하늘은 하얬고, 비는 띄엄띄엄 내리고. '츄레리아'라고 유명한 츄러스 집을 찾아가 아침을 해결했다. 한국인이 드글거렸다. 종업원이 한국말을 하는 기행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직원은 동양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영어로 수줍게 주문하는 것에 꽤 익숙한 눈치였다. 따뜻하고, 바삭바삭하고, 달콤했다. 가격 대비 가장 괜찮았던 스페인의 츄러스라고 감히 단언해 본다. 미로 미술관 미로 미술관까지 걸어갔다. 왜 나는 미로 미술관이 온갖 역사적 그림들을 잔뜩 갖추고 있는 대형 미술관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등산 수준으로 가파른 길을 힘겹게 올라가 마주한 미로 미술관은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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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4 #52 비에 흠뻑 젖은 채100일 글쓰기 2019. 12. 6. 21:40
#52 비에 흠뻑 젖은 채 비가 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이런저런 꿈을 꿨고 일어났을 때 비가 내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절망했다. 오늘은 해변과 전망대 등 야외를 주로 돌아다닐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이 아니라 유럽이니, 영국에서 경험한 바가 있듯이 강수량과 방향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을 거라는 긍정적인 예측을 하고 평소에 비상으로 들고 다니는 단 우산을 들고 길을 나섰다. 추천받은 브런치집은 그냥 그랬다. 그래도 현지 가게에 찾아가서 혼자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어른이 된 나 자신이 뿌듯했다. 자의식 과잉이다.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은 적당히 좋았다. 음, 역시 나는 현대미술관을 돌아다니는 게 성미에 맞는 것 같다. 테이트 모던에서 스쳐 지나간 아티스트를 다시 마주쳐서 반갑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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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03 #51 바르셀로나에서 혼자100일 글쓰기 2019. 12. 4. 04:45
#51 바르셀로나에서 혼자 오랜만에 계획을 빡빡하게 세우고 여행했다. 아침 맥도날드에서 맥모닝 먹기 피카소 미술관! (입장료 + 오디오 가이드 12유로) 까딸루냐 광장, 까딸루냐 음악당, 까떼드랄 구경 구엘저택 (학생 9유로, 오디오가이드 무료) 꿀국화차 구하기! 저녁: chenji에서 국물요리 먹기 밤에 까사 바트요 구경하기! 호스텔에서 조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다.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속이 텅 빈 채로 숙소를 나설 때 기분이 더럽기 때문이다. 관광지 근처에 맥도날드가 많길래 핫케이크랑 해쉬브라운 같은 거 시켜서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터덜터덜 걸었다. 하하, 스페인의 맥도날드에서는 핫케이크도, 해쉬브라운도 팔지 않았다. 자그마한 머핀 따위를 맥모닝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