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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24 #42 런던 (7)100일 글쓰기 2019. 11. 25. 07:04
#42 런던 (7) 오늘은 쇼핑 그리니치 지역을 갔다. 천문대도, 박물관도 입장료가 있길래 그냥 멀리서만 둘러보다 나왔다. 그 주변을 아이유 새 앨범을 들으면서 산책했는데, 관광지라기 보다는 현지인들이 즐기는 공원같은 느낌이었다. 아들들과 프리즈비 던지기를 하는 아버지, 딸을 끌고 온 어머니들, 그리고 저어어엉말 많았던 개들. 날씨가 꿀꿀해서 기분도 안 좋을 법한데, 그러한 풍경때문에 괜찮았다. 그리니치 마켓은 작았지만 알찼다. 오히려 나중에 들렸던 캠든마켓(동대문 시장같은 분위기였다...)보다 훨씬 좋아서 다시 돌아와서 두터운 목도리와 귀걸이를 샀다. 중심가에서 기념품으로 티백세트를 사고 오늘의 일정 종료. 같은 숙소의 아저씨 한명은 언제나 침대에 있다. 여섯시도 안돼서 숙면을 취하기 시작하는데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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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23 #41 런던 (6)100일 글쓰기 2019. 11. 25. 06:57
#41 런던 (6) 구글지도가 먹통이야 무사히 제시간에 일어나서 라이온킹 티켓을 데이시트로 얻는데 성공했다. 이제 쇼디치거리로 가려고 길을 찾으려는데, 구글지도가 먹통이다. 버스정류장에 적혀있는걸로 버스는 겨우 탔지만, 빨리 작동해야 할텐데. 걱정이다. 지금타고있는 버스를 놓칠뻔했다. 나는 타려고 버스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를 지나치려고 하길래 어어어 거리면서 버스를 쫓아 달리니까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하면 손을 흔들어서 의사를 알리라고 운전사가 가르쳐줬다. 아, 구글지도가 다시 작동한다. 살았다. 그냥 한 생각 마구 사진을 찍고, 서점 구경을 하고, 뮤지컬을 봤다. 저녁으로 파이브가이즈를 먹었다.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후회하지 않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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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22 #40 런던 (5)100일 글쓰기 2019. 11. 23. 08:56
#40 런던 (5) 1. 무선 이어폰 구하기 2. 내셔널 갤러리 기념품 3. 찰스 디킨스 박물관 4. 초상화 박물관 5. 6시 30분까지 마틸다 보러 가기! 뮤지컬을 기다리며, Pret a manger에서 오늘은 느지막이 일어났다. 느긋하게 준비하면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었다. 그래도 충분히 푹 잔 건 좋았다. 어제도 코 고는 소리때문에 잠이 안 올게 예상돼서 그냥 자기 직전에 영화를 봤다. 루팡 3세 극장판-칼리오스트로의 성. 봐야지 봐야지 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가볍기 보기 좋을 것같아서 골랐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아래층 남다가 짐을 뺐더라. 이제 코고는 소리에도 적응되는 듯했는데 허허 그래도 좋다! 영국에 온 뒤 매일매일 엄마와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이제 이 짓도 그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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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21 #39 런던 (4)100일 글쓰기 2019. 11. 22. 06:31
#39 런던(4) 버스 안에서 어제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기분 좋게 침대에서 뒹굴던 것도 잠시, 이층 침대 아래층을 쓰는 백인 새끼가 코를 시끄럽게 골기 시작했고 나는 한숨만 연거푸 쉬며 두 시간 동안 뒤척여야 했다. 오늘은 기어코 이어폰을 구해야겠다.(못 구했답니다 하하) 화난 상태로 호스텔-코골이/hostel-snoring 이딴 검색어로 구글링을 했는데 이런 케이스가 수두룩하더라. 어떤 미국인 새끼가 "너는 싼값에 숙소를 구했으니 그걸 감당해야 하며 코 고는 당사자를 비난할 권리가 없다"이딴 개소리를 지껄이는 것까지 봐야 했다. 오늘은 안타깝게도 날씨가 흐리다. 이층 버스에타서 폰으로 타이핑을 하고 있다. 하루가 갈수록 추워지는게 느껴져서 무섭다. 엄마가 챙겨준 장갑은 스마트폰 터치기능이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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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20 #38 런던 (3)100일 글쓰기 2019. 11. 21. 05:29
#38 런던(3) 아침에 호스텔 라운지에서 아침을 오늘도 푸짐하게 먹었다. 맛은 그냥 그랬지만 그래도. 호텔 라운지에는 두 개의 테이블이 있는데, 사각형 테이블에 걸터앉아서 아이폰을 충전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미술관이 개관하려면 시간이 꽤 남았다. 현지 라디오에서는 핑크의 팝 발라드가 나온다. 호스텔은 불편하지만 나름의 미학이 있는 듯하다. 밑의 투숙객이 뒤척거리는 소리에 일찍 잠이 깨도, 짐을 보관할때 일일이 자물쇠를 잠가야 하는 게 번거로워도, 화장실 문이 잠기지 않아서 불안함에 떨며 옷을 갈아입어야 해도 짜증 나지는 않는다. 방금은 중국인 아저씨가 걸어와 중국인이냐 물었다. 한국인이라고 대답하고는, 이런 대화가 하루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말이라는걸 깨닫는다. 나름 재밌다. 기분이 왔다 갔다 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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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18 #36 런던 (1)100일 글쓰기 2019. 11. 19. 07:16
#36 런던 (1)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비행기를 탄지 열두 시간이 넘었고 영국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이어폰 커넥터가 부러졌다. 하. 하. 하. 시발. 어제 헐값에라도 무선 이어폰을 하나 사버릴걸. 존나 후회된다. 첫번째 비행기는 인천-푸동(상하이) 라인이었고 비행은 두 시간짜리였다. 졸려서 비행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잠들었다. 옆자리에서 여자 일행분들이 엄청 시끄럽게 떠들었던 것은 기억나는데 그것도 무시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계속 잤다. 경유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냥 시키는대로 쭉 가고 짐 검사만 받으니까 끝나더라. 아, 자동출입국 심사 때 개뻘짓을 해서 몇 분이 지체되기는 했다. 겨우 게이트를 찾아서 탑승시간을 기다리다가 상하이가 한국보다 한 시간 느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다리는 동안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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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16 #34 도덕성과 취향100일 글쓰기 2019. 11. 19. 07:13
#34 도덕성과 취향 https://brunch.co.kr/@youngmusic/53 검정치마 여성혐오 논란의 핵심: '홍대 인디신 남성성' 팬들을 성적대상화하고, 여성 음악가를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 남성성의 반영 | 검정치마의 새 앨범 를 들어봤다. 처음 들었을 때는 유명 음악가가 대성공 뒤 만드는 졸작을 듣는 느낌이었다. 이를테면 메탈리카 팬들이 를, 오아시스 팬들이 를 처음 들었을 때 이런 느낌이었까 싶었다. 두번째 들었을 때는 '난해하다, 이걸 왜 이렇게 만들었나' 싶었다. 그동안 나온 앨범중에 가장 콘셉트가 불명 brunch.co.kr 문문을 좋아했다. 을 부른 그 문문. 이런 말 하면 오혁이 떴을 때 나만 알 때가 좋았는데.. 하고 주위에 온 부심을 다 부리고 다니는 홍대병 말기 환자 혹은 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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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 191115 #33 카페100일 글쓰기 2019. 11. 19. 07:12
#33 카페 카페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함께 살았으며, 지금도 가족과 살고 있고, 나의 방이 따로 있지만 프라이버시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만의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감히 주장해보는데,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카페는 하나의 대안이다. 카페 애용자가 된 것은 중학생 이후부터였다. 중학교는 집과 그렇게 멀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때부터 효율적인 동선을 선호했던 나는 학교과 끝나는 시간과 학원이 시작하기 직전의 시간, 그 사이의 붕 뜬 시간 동안 학교 옆에 있는 파스쿠치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파스쿠치는 당연히 그때부터 메뉴가 비쌌다. 음료 하나가 오천 원 언저리, 케이크 하나가 육천 원 언저리. 돈이 없었으면 그냥 아아메 하나만 시켜서 죽치고 앉아있으면 되는 건데 나는 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