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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18 #13 동경하는 취미100일 글쓰기 2019. 10. 19. 03:57
#13 동경하는 취미 요즘 내 유일한 취미는 이 블로그에다가 글을 싸지르는 것이다. 뭐든 공들여서 쓰고 나면 기분이 후련하다. 소설도 꾸준히 읽고 있고, 넷플릭스 시리즈는 꽂힐 때마다 정주행 하고, 아이돌 덕질은 과도하게 열심히 하지만 왠지 이 셋은 '취미'라고 하기에는 보잘것없는 느낌이다. 한 분야에 집중을 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겠지만 너무 한 가지에 집중하는 삶은 해롭다고 생각한다. 그 분야의 실패가 찾아온다면, 혹은 그 분야에 흥미를 읽는다면 삶이 위태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이유에서다. 나를 즐겁게 해주는 많은 취미를 갖춰두는 삶이 내 관점에서는 훨씬 더 바람직하다. 취미 후보들을 발표하겠습니다. (제 게으름 때문에 시작도 못해본게 구 할이지만요) 1. 뜨개질: 생산적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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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17 #12 예능100일 글쓰기 2019. 10. 19. 03:39
#12 예능 을 읽었다. 종이책을 읽을 때와 달리 이북리더기로 책을 읽을 때는 '당장' 눈앞의 텍스트를 독해하는데 바빠서 글의, 챕터의, 그리고 책의 큰 구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는 한다. 그래서 글이 어지럽게 느껴진 건지, 아니면 원래 책이 정신없게 쓰인 건지 모르겠지만 기대한 것보다는 별로였다. 그래도 글쓴이의 예능에 관한 견해가 나와 비슷해서 결론적으로는 즐거운 독서였다. 인생 최초의 예능은 내 또래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 , 등등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건 였는데, 그게 한참 방영될 당시에는 우리집에서 티비 시청이 금지였기 때문에 정말 드문드문 봤다. 낯선 여행지로 향해서 밥을 하고, 식재료를 구하고, 게임을 하는 게 낭만적으로 느껴져서 좋아했던 것 같다. 부모님은 을 좋아하셔서 가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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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민지형서재 2019. 10. 19. 01:39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작가: 민지형 출판사: 나비클럽 깔깔거리면서 신나게 읽었다. 페미니스트 여자친구에 관한 소설이라니! '나'는 사 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지 못해 다른 여성들과 짧은 만남만을 반복하고 있는 한국의 평범한 남성이다. 부모님은 '나'를 볼 때마다 결혼은 언제 할 것이라며 닦달을 해대고, '나'는 임신 중단 합법화를 외치는 거리의 여성들을 보며 메갈들이 많아진 세상에 한탄한다. 그러다가 시위를 하던 무리 중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한 메갈녀가 '나'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전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둘은 오랜만의 재회에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 여자친구는 '나'를 보며 한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나'는 메갈이 되어버린 전 여자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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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16 #11 비문학 기피 현상100일 글쓰기 2019. 10. 18. 01:40
#11 비문학 기피 현상 고백하겠다. 나는 비문학을 싫어한다. 아니, 읽지를 못한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일단 책을 읽는 행위는 타인과 소통을 덜 해도 되는 면죄부가 되어주었다. 내성적인 아이를 설명해주는 행위였으니까. 뭐, 두 번째로는, 책 읽는 것 말고는 딱히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취미가 있지 않았다. 티비를 보는 것도 금지였고, 컴퓨터를 보는 것도 금지였고, 정해진 코스대로 학원을 나돌아 다니는 것 외에는 밖을 돌아다닐 수 없었다. 부모님은 그 많은 것들은 금지하신 대신 거실에 커다란 책장 몇 개를 들여놓으셨고, 그곳을 각종 책으로 채워놓으셨다. 초등학교를 들어가서는 도서실을 하루에 몇 번씩 드나들었다. 재클린 윌슨과 로알드 달, 아스트리트 린드그렌을 좋아했고 나중에는 판타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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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15 #10 손글씨와 노트북100일 글쓰기 2019. 10. 18. 01:05
#10 손글씨와 노트북 화면에 뜨는 텍스트가 좋다. 정리되어있고, 어떻게든 쓰일 하나의 도구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손글씨가 싫다는 것은 아니다. 필체가 일정한 작은 손글씨가 종이 위에 다닥다닥 새겨진 광경은 좋다. 수능 공부를 한창 할 때 심적으로 가장 많이 의지했던 것은 빽빽하게 손글씨로 공부량을 기록하고 작고 큰 목표들을 끄적이던 일이었다. 그렇게 글자로 가득 찬 플래서 한 면을 계속해서 바라보며 뿌듯함과 안정감을 느끼고는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쓰여진 글이 아니라, 단순히 쓰는 행위에 대하여 말하자면은 손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 타이핑으로 글을 쓰는 것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처음 손으로 글씨를 쓰는 방법을 배웠을 때 잘못 배웠던 것인지, 펜 또는 연필을 쥘 때 힘을 과도하게 주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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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글들 +일기 2019. 10. 15. 15:34
20. 재미있는 이야기를 위한 7단계는 다음과 같다. 1. 불완전한 주인공이 2. 특별한 계기로(특별한 힘으로) 3. 목적(직책)을 얻고 4. 도움을 주는 조력자를 만나 5. 어떠한 동기(혹은 도움이 되는 도구)를 얻고 6. 적(혹은 고난)에 맞서 싸우게 되고 7. 승리하여 목적을 달성한다. 21. 기아를 보고 자신의 배부름을 느끼고, 장애인을 보고 자신의 건강함을 느끼고 감사하라는, 이런 교육이 현대 한국인의 차별적 사상의 토대를 이룬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너보다 나은 나'를 기뻐하는 변태양성교육. 22. 신경써주는 부모 절망편: 별 같잖은 사생활을 캐물으며 스트레스 주고는 꼴에 챙겨줬다면서 그 대가를 원함. 자식이 자랑거리가 되지 못하면 '우린 믿었는데'이러면서 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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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13 #8 환절기100일 글쓰기 2019. 10. 15. 02:02
#8 환절기 누군가가 환절기에 대한 글을 썼더라. '환절기'라는 단어는 매우 익숙했지만 그 익숙함은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문장을 죽어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글을 읽으면서 어리둥절했다. 뭐? 봄에 환절기가 있다고? 환절기는 겨울 되기 직전 아니야? 환절기는 계절이 바뀌는 시간을 지칭하는 단어였던 걸 20년 인생 처음 알게 된 것이다. 환절기1 (換節期) [환ː절기] [명사] 철이 바뀌는 시기. 그렇다면 일 년에 환절기는 여러 번 있을 것이고, 크게 따지자면 두 번 있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뜨거워지는 늦봄과 추워지는 늦가을. 하지만 제대로 된 뜻을 알았음에도 '환절기'란 나에게는 여전히 가을 느낌이다. 오늘 내가 쓰는 '환절기'는 딱, 지금쯤인 가을 중반을 가리킨다. 얇은 코트를 입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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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계속> <아무튼, 잡지> 메모서재 2019. 10. 15. 01:40
이러다가 아무튼 시리즈를 독파해버릴 지경.... 계속 읽게 되는 이유를 정리해보자면 1. 얇아서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읽는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듯?(굳이 첨언하자면 나는 진지한 비문학만 아니면 빠르게 책을 읽는 타입이다. 는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20분 만에 해치움) 2. 얇은 데다가 크기도 작다! 들고 다닐 때 부담되지 않는다. 3. 가벼운 에세이류를 별로 안 좋아한다. 하지만 아무튼 시리즈는 너무나 사소하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애정을 가지고 있을 한 가지 주제에 관한 에세이이다. 한 권을 독파할 때마다 성취감이 드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나에게 익숙한 주제면 이것에 나와 비슷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역시 존재했군!이라는 안도감이 찾아오고, 낯선 주제면 익숙하지 않은 세계를 조금이나마 둘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