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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213 #61 즉흥이 주는 즐거움100일 글쓰기 2019. 12. 14. 06:01
#61
즉흥이 주는 즐거움
플래너나 다이어리에 집착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행해나가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계획을 적어놓은 빼곡한 글씨들, 내가 하루를 이렇게 살아왔다는 물적인 기록인 것이다. 막상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는 재능이 없어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계속 미루기만 하고, 괴로워한다.
내가 잘하는 것은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A라는 계획이 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A를 해볼 수 없다면, 대안을 찾아내고 A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
굳이 오늘 있었던 일로 나열해 보자면 미술관을 갔다오고 원래 들리기로 했었던 옷가게가 너무 먼 걸 눈치채고는 가까운 곳으로 목적지를 바꾼다든지, 잃어버린 이어폰을 충동적으로 다시 산다든지(두 번째로 사는 것이다!), 빈티지 가게에서 예쁜 모자를 발견하고 목도리와 지갑과 함께 산다든지, 지금 원래 가기로 했던 벼룩 시장을 갈까 말까 고민을 한다든지. 뭐 이런 것들.
이것 때문에 괴로워했던 게 선명한데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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