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 M. 베리 여성수영클럽> 바바라 J. 지트워서재 2019. 11. 4. 19:53
J. M. 베리 여성수영클럽
작가: 바바라 J. 지트워
출판사: 북레시피
전형적인 뉴요커 '조이'가 일로 영국에 출장을 가서 친구를 되찾고, 여성수영클럽에서 운동과 친구들의 가치를 깨닫고, 사랑을 찾는 얘기. 올해 읽었던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 생각나는 소설이었고, 괜찮았다. 나는 여성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가치있는 것들을 끌어안는 소설을 대체로 좋아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수영클럽의 이야기가 새로운 사랑을 깨닫는 이야기보다는 비중이 커도 되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워해본다. 조이는 책의 초반부에서 커리어 대신 사랑과 안정적인 가정을 선택한 친구 새라를 보며 이질감을 느끼며, 그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면모를 보이다가도 매력적인 남성을 보고 거침없이 돌진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명백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너무 로맨틱하게 포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함도 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나처럼 사랑에 냉소적이지는 않은 법이니까.
조이가 한겨울에 연못에 뛰어들고는 수영의 즐거움을 깨닫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조이는 숨을 고르고 마음을 침착하게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곧 공포가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헤엄을 치기 시작하자 팔다리의 움직임이 점점 편안하게 느껴졌다. 금세 용기가 생겨 완전히 잠수를 해보기까지 했다. 그러자 새로운 느낌이 전해져 왔다. 찬물의 단단함이 몸을 조여주는 느낌이랄까.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것 같았고, 다시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조이는 발장구를 치고 올라와 순수한 환희를 느끼며 수면을 깨뜨렸다. 온몽이 기쁨과 방종, 유쾌하기 그지없는 자유로 벅차오르고 있었다. 애그니와 다른 여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듣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황홀감을 느낀 적이 또 있었던가? 없었던 것 같다. 조이는 규칙적인 팔 동작과 함께 연못 중앙으로 헤엄쳐 반대편 물가로 향했다. 걷잡을 수 없는 행복과 희열이 느껴졌다. pg. 145-146
한 여성 공동체에 속해서 이런 행복과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싶어 졌다. 수영은 물이 싫어서 안될 것 같고, 스케이트 보드? 클라이밍? 자전거? 한 번 알아볼까?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취미는 전시회 관람> 한정희 (0) 2019.11.06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김봉석 (0) 2019.11.06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듀나 (0) 2019.11.04 다시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를 읽고 (0) 2019.11.04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민지형 (0)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