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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1~ 191021일기 2019. 10. 21. 02:19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191011 21:11
1. <루비프루트 정글>을 사서 읽었다. 오목교역 의자에 앉아서 한번에 읽어버렸다. 좋은 소설이었고, 부지런해지도록 동기가 부여되는 것같다. 소설 책을 읽고 이러는 건 살짝 오글거리나? <이슬아 수필집>과 <버지니아 울프 일기>도 사서 읽고 싶었는데..... 내 지갑. 두 책 모두 책이 알차게 만들어져 있었고(글자로 페이지가 꽉꽉 채워져 있었으며 두꺼웠다는 소리다) 역시 비쌌다. 오늘도 돈 때문에 우는 군.
2. 아이스 라떼를 만들어 마시는 것에 꽂혔다! 카누를 뜨거운 물에 녹이고 우유와 섞어서 텀블러에 담아서 마시면 세상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어머니가 초등학교 교사셔서 퇴근길에 반에서 남는 흰우유를 몇팩씩 들고오시기 때문에 돈 걱정 없이 마음껏 만들어 마실 수 있다.
3. 부지런해지자.
4. Steven Universe 시즌 1 끝! 귀엽고 영어공부하기 좋다. 헐 이게 그래서였다니 모드로 떡밥을 다시 확인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제 최애는 애머시스하고 코니..... 특히 코니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스티븐하고 코니가 너무 귀여워서 광대폭발 모드로 빙글빙글 웃으면서 보고있다. 시즌 2가 넷플릭스에 없다는 게 충격이지만.
191015 2:13
1. 올해부터 단편집을 읽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좋아하기 시작했다. 단편집의 장점은 생각보다 꽤 된다.
1- 이야기 하나하나가 짧아서 시작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뿐히 뛰어넘고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면 된다.
2- 한 단편의 뒷이야기를 상상하는 게 또 하나의 재미이다. 토가시였나, 어떤 만화가가 그 뒷이야기를 쓰는 게 스토리텔링 훈련으로도 좋다고 했는데 물론 아직 그렇게 본격적인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3- 역시 작가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것일까, 장편이라면 엄두도 못 낼 파격적인 소재의 글들이 꽤 보인다. 쓰는 작가가 즐거워하는 게 느껴져(아 이건 좀 오버인가) 읽는 나 또한 즐거움.
방에 잔뜩 쌓여있는 단편집들이 단편소설에 대한 나의 관심을 나타낸다. 참고로 단편집은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읽는 게 가장 즐겁답니다!
2. 당분간 트위터를 안 들어갈 예정. 누군가의 자살이란 아득하고 무섭다. 우울하다. 제발 편하게 쉬길.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좋아할 것입니다.
3. 제 새끼들이 빌보드 1위를 했네요 와아아아 그래도 성과가 있으니까 뿌듯하다
덕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제발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안했으면. 불행서사가지고 덕질하는게 가장 싫어.
4. 몇 달동안 미루었던 일을 오늘부터 차근차근 해치우고 있다. 일단 깨진 폰 액정을 수리받았고, 살 맥북을 정했다. 내일은 보험청구하고, 맥북 결제하고, 여행지 제대로 정리해야지.
191016 22:18
1. 맥북을 오늘에야 주문했습니다 지금 여행지를 정리하려고요 집에서는 도저히 진척이 나가지 않아서 스터디카페에 왔다. 내가 애용하는 스터디카페는 거의 독서실에 가까운 살벌한 분위기인데, 아무래도 근처가 다 고등학교와 입시 학원들로 가득찬 지역이라서 그런 것 같다. 대학가의 스터디카페는 말 그대로 카페같은 분위기였던 걸 보면 신기하다.
2. 제목: 똘추같은 오늘 하루
여섯시가 되어서야 과외학생들에게 줄 모의고사를 복사하려고 복사집을 찾아다녔다.
전에 이용했던 곳이 생각나서 바로 옆 동네를 갈까 했는데 우리 동네에도 인쇄소가 하나 있던 게 기억나서 일단 그곳으로 걸음했다. 가봤더니 이 사이즈는 잘라야 한다고 안해준다는 어조로 직원분께서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마상....(서비스정신 타령하는 꼰대처럼 들릴까봐 조심스럽지만 정말 불친절하셨음). 그래서 버스를 타고 한번 이용해봤던 그 옆동네 인쇄소로 향했는데 늦게 도착해서 그런가 문이 닫혀있었다. 내일 아침에 복사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근처에도 복사를 해주는 곳이 있지 않을까 해서 일단 걸어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복사'가 벽에 써져있는 문구점이 보였다. 그 문구점에서는 사장님께서 이 사이즈는 복사가 안된다고 하셨지만 어디에 전문 인쇄소가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래서 그곳으로 향하고 복사를 부탁드리는데 성공했다. 네번의 방문 끝에 드디어 맞는 인쇄소를 찾은 것이지만 이 이후부터가 매우 똘추같음
꽤 오래걸리는데 근처에 집이 있냐는 질문에 긍정으로 답을 하고 옆에 있는 카페로 향했는데 아이스티를 주문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카드가 회색카드 밖에 없는것이다! 여기서 굳이 부연설명을 하자면 회색카드는 내 개인카드이고 교통카드겸 비상사태에는 핑크색 부모님카드를 쓴다.... 여행용 적금에 월급을 모두 퍼붓느라 나는 이번 복사값은 부모님카드를 쓰겠다고 양해를 구한 상태였음... 내 기억으로는 회색카드에는 고작 몇천원밖에 없었어서 제발 아이스티값정도는 있기를....을 속으로 읊조리며 결제가 완료되기를 기다렸고 다행히 결제는 성공적으로 처리가 되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뇌를 굴려보니 지금 회색카드밖에 없다면 어차피 인쇄값은 못내는것 아닌가, 하는 논리적인 의문이 튀어나왔고 나는 결제를 마친 직원에게 아이스티를 테이크아웃으로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어차피 카드를 챙겨야하니 그냥 집을 들리자... 스터디카페를 갈 짐도 챙기자... 이런 생각이었다.
그 길로 아이스티를 쭉쭉 빨며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내가 버스를 타고 인쇄소까지 이동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대중 교통을 이용했으니 당연히 핑크색 카드도 썼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급하게 가방을 뒤지니 역시 구석에서 핑크색 카드가 나왔고 테이크아웃으로 음료를 받아온 나는 카페에 다시 들어가기도 뻘쭘해 그냥 집에 갔다. 아 짐이나 챙겨야지 그런 마인드였다...... 그렇게 집에와서 느긋하게 언니에게 내 똘추같은 썰을 푸는데 인쇄소에서 전화가 오는 것이었다... 벌써 복사가 완료되었다고.... 삼십분정도 걸릴것같은데 괜찮나요???? 라고 허겁지겁 물어보니 곤란하다는 말투로 사장님이 빨리 와주시라고 말하는게 들렸고 그길로 나는 짐도 못챙기고 인쇄소로 향했다..
여기서부터가 제일 똘추같음.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뭘까...(나때문에 사장님의 퇴근이 늦어지면 어떡한가..... 나는 진짜 개쓰래기같은 소비자다...라는 생각으로 매우 급한 상태였음)를 고민하다가 지하철을 포기했음. 내 집근처 지하철역은 구조가 존나 개같아서 제대로 지하철을 타려면 10분은 소비해서 밑으로 내려가는 형태였고, 설령 인쇄소가 바로 다음역 출구 바로 앞이더라도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음. 그래서 버스정류장을 찾아다녔는데..... 나는 버스를 존나 싫어해서 항상 몇번은 실수를 저지르는 병신이었던거임....!!!(글이 점점 과격해지는데????) 이번해 초에 학교를 다닐 때도 버스를 항상 잘못타서 울면서 등교를 했던 병신....!!!! 이번에는 버스정류장이 어디있는지 파악하는데 실패했음. 겨우 적당한 버스 정류장을 찾아서 버스를 탔고 죽어라 뛰어서 인쇄소에 도착을 했다. 다행히 사장님은 화난 기색이 없으셨고(뛰어와서 존나 헥헥거리던 내 몰골에 놀라신 기색이셨다) 복사본을 받고 계산을 했다.
근데 나 평소에 이런 식의 똘추같은 일화 되게 많다. 항상 아 난 왜이렇게 똘추같지 하면서 괴로워하는데 글로푸니까 존나 단편소설 분량이네.
3. 파김치로 볶음밥을 만들어도 맛있다는 귀중한 지식을 경험을 통해 얻었습니다.
191021 2:17
1. 넷플릭스 <그레이스>를 3일만에 정주행했다. 여성이 범죄자로 몰린다고 무작정 그녀가 무고한 피해자일 것이라고 생각해버린 나도 성차별을 은연중에 하고 있는 거였겠지. 예상했던 것보다 불친절했고(나쁜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으스스했으며, 글쎄, 상당히 묘하다. 도대체 내가 뭘 본거지...라는 생각에 구글로 리뷰 몇 개를 찾아봤는데 듀나 영화게시판에 있던 감상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2. 여행지는 대충 다 정리했다....! 내일은 진짜, 본격적으로 숙소 예약하고 그래야지 흥흥
3. 나에게도 통찰력이 생겼으면.
4.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두 달동안인가 구독하다가 이용을 너무 안해서 바로 구독취소했던게 어느덧 지난달..... <미스터 로봇> <싸이코패스 시즌3(근데 이건 넷플릭스랑 왓챠에도 들어올듯)> <높은 성의 사나이> 때문에 다시 구독이 하고 싶어짐 하 이번에도 구독해놓고 손도 안대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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