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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07 #2 혼자라는 것의 의미100일 글쓰기 2019. 10. 7. 00:51
#2
혼자라는 것의 의미
혼자를 기르는 법 (다음 웹툰) 나는 혼자인 게 편하다. 익숙한 사람과 있는 것도 편하지만, 역시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편하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있는 것이 불편하다, 가 요즘 나의 두 번째 고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싫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익숙한 사람과의 만남은 즐겁다. 언니랑 시답지 않은 연예인 얘기를 하는 게 즐겁고, 지금 유일한 두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좋다. 그렇다면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의 만남이 싫은 것이 문제일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올해 들어 나는 지극히 제한적인 인간관계를 살아가고 있어서 낯선 사람과 시간을 보낸 적은 3, 4월에 몇 번밖에 없는데, 음,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그 사람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좋았다. 결국은 싫은 게 아니라 불편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학교로 돌아가야하고, 취직을 준비해야 하고, 더 큰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낯선 사람과의 불편한 만남은 필수적일 것이다. 사실 어제 썼던 첫 번째 고민보다는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다. 어쨌든 그러한 만남은 나에게 닥칠 것이고, 부딪쳐보면 뭐든 될 것이니까.
그러고 보니 오늘의 글쓰기 주제는 인간관계가 아닌 혼자라는 것의 의미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결국 나는 혼자서 살아가는 어른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기에 나는 너무 까탈스럽고, 이기적이다. 타인과의 관계들을 지금보다 늘려나가겠지만 그 관계들이 커다란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는 않았다. 용돈벌이로 수능 과목들을 고3들에게 가르치고 있는데, 영어 지문을 해석하다 보면은 되새겨볼 정도로 의미 있는 지문도 몇 개를 만나게 된다. 저번 주엔가 맞닥뜨렸던 지문도 그러했다.
인간은 타인을 자신이 바꿀 수 있는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겪고는 한다. 하지만 타인은 단순한 '현상'으로 취급해야 한다. 나에게 닥쳐오는 많은 현상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너는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그저 현상으로써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와의 친분이 생기더라도, 문제가 생겨서 연락이 끊기더라도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가 내가 내린 결론이다. 나에게 닥친 하나의 현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너무 애를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혼자 남겨진 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기록하자. 내가 하는 사소한 생각들부터 마음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거창한 계획들까지. 즐거운 순간이 있다면 보관하자.
쌓아나가자. 밑바닥부터 시작한다고 불안해하고, 의미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고 넓은 세계로 나아가자. 나는 그럴 권리가 있고, 그것을 꿈꾸며 지옥 같은 시간들을 버텨냈다. 넓은 세계는 나에게 분에 넘치게 아름다울 수도, 엿같을 수도 있겠지. 세계는 다양하고 나는 까다롭기 때문에 어떨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은 겪어보자. 겪어본 다음에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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