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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021 #16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100일 글쓰기 2019. 10. 22. 01:59
#16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요? 많은 것들로 가득 차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다. 그리고 그 세계는 수도 없이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자라면서 겪은 것들, 읽은 것들, 느낀 것들, 만난 사람들, 지금 그의 가치관까지. 그 세계가 복잡하고 가들 차 있어서 남들이 보기에, 혹은 내가 추억하기에 무궁무진하게 흥미로웠으면 좋겠다. 많은 일들을 겪어보고 싶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렇게 많은 게 쌓이면 내 취향이라는 확고한 세계가 또 하나 생기고 취향이라는 안경을 쓰고 나는 내가 싫어할 것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겠지.
경계해야 할 것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에는 객관성과 정확성이 결여된 정보들, 과장된 의견들이 넘쳐나고 그것은 한 사람의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현대인들의 특권인 인터넷은 놀라울 정도로 유용하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틀린 것들도 넘쳐나지만, 훌륭한 정보 또한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곳 또한 인터넷이다. 게다가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적, 공간적 장애물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을 접할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현실에서 인간을 마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나에게 정말 매혹적이다. 그래서 무조건 기피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경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닮고 싶은 자들은 평론가들이다. 나는 평론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는 제대로 모르나, 그들이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는 것은 안다. 새로운 작품을 객관적인 시선에서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이는 시간 동안 그들은 자신의 취향을 구체화하게 되는데, 그들의 기사, 평론 글 등 평론가의 이름을 건 글에서 취향을 엿보는 것을 사랑한다. 그들처럼 나도 새로운 것을 보고 나서 손쉽게 논리적이고 깊이 있는 감상을 늘어놓을 수 있으면 한다.
트위터에 중독되어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이다. 나는 트위터에서 많은 것들로 가득차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그들의 일상과 과거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사람의 세계를 들여다보기에 현재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트위터라고 감히 주장하는 바이다. 뭐,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의 실명을 밝히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어떤 글을 올릴 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진과 짧은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만 사용법이 국한돼서 글로 사용자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적다. 하지만 트위터는 다르다. 완전히 익명이기 때문에 비도덕적인 생각이라도 마구 뱉을 수 있으며, 보기 좋은 이미지들보다 짧더라도 재치 있는 글들이 유행이다. 쓸데없는 글들을 써도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단점이라면 첫째 글자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많은 텍스트를 보관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점과 아카이브로는 비효율적이라는 점? 그래도 나는 트위터로 한 사람의 계정을 팔로우해서 문득 눈앞에 나타나는 그들의 짧은 글을 통해 그들의 취향과 경험을 가늠해보고, 이 사람은 많은 것들로 가득 차있는 사람이군 하고 추측하는 일이 너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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