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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91122 #40 런던 (5)100일 글쓰기 2019. 11. 23. 08:56
#40
런던 (5)
1. 무선 이어폰 구하기
2. 내셔널 갤러리 기념품
3. 찰스 디킨스 박물관
4. 초상화 박물관
5. 6시 30분까지 마틸다 보러 가기!
뮤지컬을 기다리며, Pret a manger에서
오늘은 느지막이 일어났다. 느긋하게 준비하면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었다. 그래도 충분히 푹 잔 건 좋았다.
어제도 코 고는 소리때문에 잠이 안 올게 예상돼서 그냥 자기 직전에 영화를 봤다. 루팡 3세 극장판-칼리오스트로의 성. 봐야지 봐야지 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가볍기 보기 좋을 것같아서 골랐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아래층 남다가 짐을 뺐더라. 이제 코고는 소리에도 적응되는 듯했는데 허허 그래도 좋다!
영국에 온 뒤 매일매일 엄마와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이제 이 짓도 그만해야지 싶다. 언니는 귀찮아. 보이고, 엄마는 계속 안 좋은 소리를 한다. 남이 언듯 던진 말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나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거겠지만 기분 나쁜 걸 어떡해. 내일은 오랜만에 아빠와 통화를 해야지. 이 여행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챙겨준 건 누가 뭐라 해도 아빠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트라팔가 사거리 근체에 애플스토어가 하나 있길래 가장 먼저 아이폰용 이어폰을 샀다. 아래층 남자는 꺼져줬고 다행스럽게 오늘은 고요 속에서 잘 수 있을 듯싶지만 다른 호스텔이라고 다를 게 없을 것 같아서. 장거리 이동시 폰으로 음악도 들어야 하고. 그리고 내셔널 갤러리에서 마그넷과 엽서를 사고, 초상화 박물관을 구경했다. 이러고나서 뭘 할지를 한참 고민했다. 원래 계획대로면 찰스 디킨스 박물관을 가야 했는데 그 입장료도 아깝고, 디킨스에 조예도 없는 내가 가봤자 무슨 기분이 들겠는가 하는 생각이 갑작스럽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원래하고 싶었던 대로 패딩턴 인형을 지르고 패딩턴 역에서 기념사진을 찍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기세 좋게 기념품 가게로 향했는데 패ㅋㅋㅋㅋ딩ㅋ턴ㅋㅋㅋㄱ인형ㅋㅋㄱㅋ잌ㅋㅋㅋㅋㅋ너뭌ㅋㅋㅋㅋ못생긴 거다 젠장! 왜 전에는 그렇게 갖고 싶었던 거지??? 시발! 그냥 가게를 나와서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린파크와 세인트제임시스 공원을 산책하고, 버킹엄 궁전에서 사진을 좀 찍었다.
그러다가 셜록홈스 박물관을 찾아가서 기념품을 구경하고(다행스럽게도 예쁜 건 없더라 분발해라 굿즈 제작자들) 외국의 도서관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서 영국 도서관을 찾아갔는데........ 생리가 터졌다. 경비도 삼엄하고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어차피 내부는 구경을 못 할 것 같았지만, 예상했던 시기보다 일주일은 빠른 데다가 속옷을 하나 버리게 돼서 당황스러웠다. 숙소 가서 옷 갈아 입고 다시 길을 나섰다.
트라팔가 사거리를 오늘만 해도 벌써 세 번째 돌아다니는 건데 Pret a manger이라는 가게를 많이 마주쳤고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다. 그래서 뮤지컬을 보러 가기 전에 시간도 때울 겸, 저녁도 해결할 겸 들렀다. 토마토수프와 다이어트 콜라와 랍스터 샌드위치를 시켰다. 토마토 수프는 따뜻한 맛으로 먹었고 랍스터 샌드위치는 하하하하하 랍스터잖아요 영국 놈들아 맛없게 만드는 게 더 어렵지 않냐. 그래도 오랜만에 점저(점심 겸 저녁이라는 뜻)를 든든하고 건강하게 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극장 안이다. 가장 뒤, 가장 끝 자리를 사서 무대가 하나도 안 보일까 봐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시야는 괜찮다. 극장 크기 자체가 아담해서 그런 것 같다. 앞에 있는 네명의 소녀(말투 씹극혐이다 노인네임 뭐임)가 참으로 즐겁게 떠들고 있구려 허허. 영국악센트는 들을때 성의를 두배는 더 들여서 귀를 열어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매력있다고 생각한다.
숙소에서
마틸다는 재밌었다! 어린 배우들이 함께하는 트랙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특히 거의 마지막 트랙이었던 revolting은 전율이 돋을 정도로 멋있었다. 원작 소설도, 영화도 미친 듯이 좋아했던 나라 그 둘과 줄거리를 비교하며 열심히 봤는데 극에 맞게 이런저런 장치가 더해진 게 흥미로웠다. 극 중 마틸다가 직접 이야기를 지어내어서 사서 선생님에게 들려주는 부분을 제대로 못 들은 게 아쉬웠다. 내 영어실력의 문제인 건지, 안 좋은 자리 탓인 건지. 아아 좋은 자리에서 뮤지컬 좀 보고 싶다. 내일은 아침 일찍 줄을 서서 데이 시트로 라이온 킹 표를 구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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