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23~191110
191023 1:20
1. 평생 세 곡만 들을 수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나는 의외로 쉽게 정할 수 있었다.
-daft punk: something about us
-oasis: champange supernova
-이상은: 바람의 화원
2. 요즘 새벽이 가지고 있는 나른하고 싸늘한 분위기. 캔들을 켜놓고 cigarretes after sex 음악을 틀어놓고 로맨스 판타지를 읽다가 잠들 것이다.
3. <그레이스 앤 프랭키> 생각보다 우울한 드라마였다. 5화까지 보다가 하차하고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시작.
191104 2:39
1. 넷플릭스를 한참 열심히 보다가 그만뒀다.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는 시즌 1을 겨우 끝냈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중간 정도 보다가 멈췄고.... 이것저것 재생해봤지만 계속 볼 의욕이 드는 게 없다. 일단 <스티븐 유니버스>를 끝까지 달리고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올까.
2. 오늘 날씨와 하늘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사람도 만났고, 의미있는 일도 여러 개 했고. 하루를 끝내면서 허무함이 안 찾아온다는 게 이렇게 기쁠 수가. 내일은 여행 준비를 쉴 새 없이 하고, 도서관에서 필요한 공부를 하고, 상담을 받고, 밀린 글을 써야지.
3. 100일 글쓰기를 5일동안 못했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다시 시작했다. 오늘은 다행히 쓰고 싶은 주제가 바로 찾아왔고, 만족스럽게 글을 썼다.
191106 2:57
1. 내 상태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은 무척이나 상쾌하다. 새삼스러운 깨달음이다.
2. 긴 여행을 앞두고 있다. 아,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말하는 긴 여행(죽음을 말하는 것이다)이 절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오랫동안 하는 여행. 한 달 반 동안 모은 돈으로 서유럽을 돌아다닐 예정이다.
준비하는 게 귀찮다가도 즐겁기도 하고. 무섭다가도 설레고. 싱숭생숭하다.사실 여행에서 뭘 느껴야 하는지 아직 혼란스럽다. 서유럽에 있는 미술관을 잔뜩 들리고, 유명한 건축물들을 직접 마주할 생각인데, 머리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러는 게 의미가 있나, 의문이 들고 조금이라도 알아봐야 하나 조급함이 들고.
3. 대박 좋은 곡을 찾아내서 그 아티스트의 곡을 들어보는데, 흐음....... 모드가 되는 일이 너무 슬프네. 기대가 들었다가 사그라드는 게 아쉬워서 그런 듯.
유일하게 아닌 케이스가 cigarettes after sex의 음악. 언니랑 낄낄대면서 떠드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데, 이 사람들 음악은 정말 다 좋은데 느낌이 거기서 거기다. 나른하고, 슬프지 않다. 곡을 구별하면서 듣지 않고 통째로 앨범을 듣든, 베스트 플레이스트를 듣든, 하여간 로우 파이 믹스를 틀어놓는 개념으로 듣고 있다.
4. 책을 읽고 공부를 하다 잠이 들어야지.
191108 1:08
1. <어쩌다 마주친 하루>........ 점점 전개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상쾌하고 귀엽다..... 오남주랑 신새미한테 정이 든건 나뿐이 아닐 거야 그렇죠....? 오남 주의 인소 정석 멘트가 매우 반가워서요....
2. "100일 글쓰기"가 내 개인적인 고민과 한탄, 해결책 강구로 가득차가고 있는데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되새기고 있다. 지금의 나는 어떠한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기록하는 수단이니까. 그래도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주제를 잡고 100일 글쓰기를 해마다 하는 건 어떨까? 이번 해의 100일 글쓰기는 지금의 나로 가득 찰 것이다. 한 번은 내 주위의 물건으로 글쓰기를 해도 좋을 것 같고, 한 번은 내 과거를 가지고 글쓰기를 해도 좋을 것 같고.
191110 2:16
1. 막 태어난 새끼돼지처럼 마구마구 먹어대고 있다. 겨울이라서 체중에 대한 강박관념이 없어진 것도 있고, 여행을 하면서 살이 빠질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 때문에도 있고. 내일은 떡볶이를 시켜먹기로 언니와 약속했고 어제는 한밤중에 매운 치킨을 시켜먹었다. 케세라 케세라....
2. 매주 월요일마다 심리상담을 받는다. 따라서 일주일을 흘려보내듯 멍하니 보내다가도 월요일 직전이 되면 그 6일 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고는 하는데, 항상 집히는 것이 없어서 죄책감이 든다. 그래도 이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는 많이 나아졌다. 내가 쓴 글이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는 안정감.
3. 금요일에는 과외 순이 1과의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다음주 화요일에 과외순이2와의 마지막 만남이 있다. 금요일날 마지막 수업을 하며 내 부족함, 내 게으름 때문에 후회와 자괴감이 뭉글뭉글 떠올랐다. 그래도 과외순이1은 나와의 수업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건너건너 다정한 소감을 전해주었다. (직접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지 않는 수줍은 아이였다.) 과외순이1과의 과외를 위해서는 기찻길을 하나 지나가야 했는데, 항상 지나면서 해 질 무렵이 예쁘다는 생각과 사진을 하나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게 기억나서 마지막 수업을 위해 걷다가 사진을 찍었다.
이 일을 내년까지 해야 할 것 같지만,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처럼 우다다다, 책임감 없게 일을 끝마치지는 않겠다는 것. 여행을 갔다 와서 책임감 있는 돈벌이를 위해 약간의 노동을 하겠다는 다짐을 이렇게 글로 남긴다. 과외 자료를 정리하고, 기출을 직접 다시 풀어보고, 커리큘럼을 초반부터 짜 놓고.
4. 이소라의 노래를 연달아 듣고 싶은 계절. 태연의 발라들을 틀어놓는 계절. 겨울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