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Avril Lavigne first album : <Let Go>

휴초 2019. 9. 5. 17:10

https://www.youtube.com/watch?v=RvufIy2aocw

 

 

초등학생일 때도, 중학생일 때도, 고등학생일 때도, 그녀를 알고 있었고 이 앨범에 들어있는 곡들을 질리도록 들었다. 중학생일 때까지는 알고 있는 음악들 몇개만을 다운받아서 자그만한 아이팟에 넣고 들었던 것 같다. 그 유명한 <Sk8er Boi>와 <Complicated>, <I'm With You> 등등. 고등학생이 되어서 스마트 폰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고 멜론에서 음악을 마음껏 다운 받을 수 있는, 그 당시로썬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이었던 기회가 주어졌다.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을 다운받았다. <Mobile>, <Anything but Ordinary>, <My Place>, 그리고 아직까지도 심심하면 흥얼거리는 <Nobody's Fool>같은 노래들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노래를 처음으로 접했던 것은 영어학원에서 학생들이 영어로 만들어서 올리던 ucc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던 음악 중 하나가 <Sk8er Boi>였기 때문이다. 첫번째 앨범을 다 들어보지는 못했고(그때는 너무 어려서 앨범의 개념도 잘 모르던 때였으니까 뭐, 당연하다) 다른 앨범의 타이틀 트랙과 발라드 곡들을 적당이 섞어서 전자사전의 mp3기능에 담아두고는 했다. 그때는 초반의 노래들과 중반의 노래들 사이이 괴리감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순진했다.

언니는 avril lavigne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단순히 음악을 좋아했다기보다는, 지금의 언니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듯 인간으로써의, 스타로써의 그녀를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팬카페에 들려서 글을 올리고, 내한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신나게 가사를 외워대고, 앨범을 사고. 그 짓들이 시들해진지도 오래됐다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무작정 틀어놨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중 섞여있던 avril의 노래를 득달같이 캐치해내는 것을 보고 음악에 대한 기억이 뼛속깊이 새겨져 있구나 싶어서 반가웠다.

왠지 검정색 후드를 뒤집어쓰고, 야상을 걸치고, 이어폰을 꽂은채(음, 헤드폰도 괜찮을 것 같다)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고서는 멍한 표정으로 어렸을 때 항상 걸어다니던 나무가 많던 그 동네를 산책하며 들어야 될 것 같은 앨범.

2002년의 빌리 아이리쉬라며 에이브릴 라빈이 다시금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새삼스레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노인처럼 깨닫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