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79 생각을 덜하자

휴초 2020. 1. 16. 02:22

#79

생각을 덜하자

 

어째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 나 자신을 다그치는 글을 계속 쓰게 되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 깨달은 건 많으면서 실행하는 게 너무 적어서 나아진 게 없는 걸.

생각, 생각, 생각. 머릿속이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 차서 몸을 움직이기가 싫고 멍하니 앉아서 생각을 다듬 고만 있다. 결국 해낸 건 없고, 우울해지고. 러닝화를 사겠다고 다짐하고 사기까지 일주일이 걸린다든가, 기초화장품을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했다든가. 백일 글쓰기도 계속 띄엄띄엄하고 있고. 방은 여전히 난장판이고. 티켓을 붙여서 만드려고 했던 여행 다이어리도 아직 못 끝냈다. 아, 데일리 플래너는 이제야 도책했다.

부끄럽지만 아직도 상담을 받고 있다. 이월 첫째 주까지만 받고 끝내버릴 생각이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고, 이제는 내 문제를 직면만 하면 되겠다는 걸 알아차린 것도 있고. 다급해진 나는 이런저런 고민거리들을 토해내듯이 뱉어냈다. 이렇고, 저렇고, 나는 이래서 힘들고, 저래서 우울하고, 이게 걱정이고. 상담 선생님은 인생은 즐기는 거고, 생각을 적게 하라는 진부한 조언을 해주었는데 그걸 듣는 순간 이제 나는 상담이 정말로 필요 없구나, 라는 걸 느꼈다. 나의 문제에 대한 대답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후련하면서도 짜증 난다. 이제 내 고민거리를 마음껏 털어놓을 상대가 없다는 게. 근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이게 내 평소의 인생이었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고.

생각을 덜어내겠다. 세가지만 정하고, 실행하고. 그 패턴을 반복해야지. 오늘의 글쓰기 끝! 유튜브 영상 하나만 보고 잘 거임.